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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년 8월 21일 본문
-
이를테면, 평소와는 다른 자그마한 '차이'.
가령 새로운 학교에 들떠 등교 시간을 평소보다 집을 일찍 나섰다든가, 골목에서 부딪힌 알지도 못하는 초등학교 여자애를 챙겨준다든가하는 그러한 평소와는 다른 행위가.
가끔은 많은 걸 바꾸기도 한다.
`
국어교사 히라츠카 시즈카는 아무튼 '댄디한 미인 교사'라는 모순적인 평가가 잘 어울리는 존재로, 직원실에서 가츠동을 혼자 먹어 제끼고는 담배를 꼬나물고 있는 모습을 보면 '따르겠습니다, 형님!'이 절로 나오는 그런 교사다.
지금도 불을 붙이지 않은 담배를 입에 물고, 내가 써낸 작문을 삐딱한 자세로 읽고 있다.
그야말로 부하 직원의 보고서를 평가하는 유능한 상사의 느낌이다.
뭐, 평가 받고 있는 것 맞지만.
"그래서, 이건 뭐냐?"
"……평범한 작문 레포트입니다만……."
"그러냐. 아마도 평범이라는 정의가 네 안에선 마구 비틀렸나 보구나."
"일반 상식적인 범위 내로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어쩐지 기어 들어가게 되는 내 목소리를 듣고, 다시 작문 용지를 쳐다보던 히라츠카 선생님은 하아아아~ 하고 크나큰 한숨을 쉰다.
그러더니 주머니에서 라이터를 꺼내더니 입에 문 담배에 불을 붙인다.
"'학교 생활은 야생이다. 약한 존재는 무리를 지어 서로를 핥고 보듬어주며 자기 위안을 한다. 그런 점에서 외톨이는 고독하고, 그렇기에 독립 자존이 가능한 강한 존재이다. 어차피 사회에 나가면 강제로 집단 생활을 경험하게 되니, 학교는 모름지기 학생에게 외톨이로 지내는 것을 장려하여 독립한 개체로 성장하기 위해 도움을 주어야한다……'"
"……."
쓸 때 당시에는 나 나름대로의 역작이라고 생각했는데, 남이 읽어주니 부끄럽기가 한량없다.
작가 사인회에 그 작가의 초기작을 들고 가서 사인을 부탁하면 발작을 일으키는 이유를 알 것 같다.
"히키가야, 다시 한 번 물어보마. 이건 뭐냐?"
아니, 그러니까 평범한 작문인데요, 라고 말하려는데, 히라츠카 선생님의 오른손이 꽉 쥐어진 것을 무심코 봐버렸다.
이건…… 위험하다.
다시 보니 눈도 위험하다. 진지한 눈이었다.
너 같은 건 언제든지 죽일 수 있다, 라고 말하는 킬러의 눈이었다.
"죄송합니다. 다시 쓰겠습니다."
그 자리에서 최적의 반응을 돌려줬다고 생각했지만, 히라츠카 선생님의 반응이 신통찮다.
달군 철판 위라도 올라가서 사죄해야 하나.
하다못해 바닥에 엎드려 절이라도 하려는 찰나,
"히키가야, 나는 네가 걱정이다."
"네?"
갑자기 우리 엄마 같은 말씀을 하셔도.
"1학년 때 네 기록을 좀 읽었다만, 1학년 때도 반에서 친하게 지내던 친구가 없던 모양이더군. 지금도 마찬가지고. 맞나?"
"친구를 만들면 인간강도가 떨어진다는 주의라."
"……네 썩은 눈을 보면 그럴 것 같았다. 부활동도 안했었지?"
"네."
"여자친구는……, 미안, 잊어줘라."
다 말한 뒤에 사과해봤자 아무 의미도 없지 않나요, 선생님.
이왕 이렇게 된 거 교내에 미인 여교사인 히라츠카 시즈카의 다른 스테이터스, '독신'으로 반박해볼까 했으나, 후환이 두려우니 삼가기로 하자.
"마침 잘 됐군. 너한테 시킬 일이 있다."
"청소?"
그런 거라면 자신 있다. 장래에 전업주부를 목표로 하는 이상, 청소와 요리는 매일 수련하고 있으니까.
보아하니 단체로 웨이웨이~ 하면서 벌을 받는 것도 아닐테니, 이런 건 여유지.
"아니, 부활동을 시작해줘야겠다. 이름은 '봉사부'."
"'봉사부'라니…… 오는 사람한테 돈을 받고 귀라도 파주면 되는 건가요."
히죽거리면서 그렇게 말하는 사이에, 바람이 불었다.
눈 깜빡할 사이에 눈 앞에 주먹이 와있었다.
"진지하게 들어라."
"넵."
히라츠카 선생님이 무섭게 말했다.
아니, 진짜 무섭거든요.
"여기 소부고는 어쨌든 진학교지만, 찬찬히 살펴보면 너 같은 문제아가 많다는 걸 깨달아서 말이지. 그런 애들을 갱생시키는 부활동을 하나 시작하려고 한다. 영광스럽게도 히키가야 네가 첫 타자로 부장을 맡게 될테니 그리 알도록."
하? 이게 무슨 소리야.
작문을 조금 이상하게 썼다고 혼나러 왔을 뿐인데, 어쩌다 영문 모를 부활동의 부장까지 맡게 되는 거지.
당사자인 내가 봐도 개연성이 눈곱만큼도 없다.
요새 라이트노벨도 이렇지는 않다.
제대로 복선을 깔아준다고.
"방과 후에 직원실로 다시 오도록. 여러가지 수속은 내가 처리해둘테니 걱정하지 마라."
"하아……네, 알겠습니다."
"좋아. 가도 된다."
좋기는 무슨.
마음 속에선 당장이라도 마구 반발하고 싶었지만, 선량한 시민으로서의 히키가야 하치만이 내 파괴충동을 억제하고 있다.
절대로 히라츠카 선생님이 무서워서 그런 게 아니다.
그래도 이거 한 마디는 해야지.
나는 일단 인사를 한 뒤 일말의 기대를 담고 이렇게 물었다.
"그럼 레포트는 어떻게 할까요."
"당연히 다시 써야지."
네, 그렇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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