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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년 7월 22일

칼리리 2018. 7. 23. 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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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비가 내린다. 나는 화급히 나무 위에 말려둔 웃옷을 걷고, 천막 아래로 숨어들었다.

 저녁즈음부터 구름이 몰려든 것이 심상치 않았는데, 생각보다 비가 많이 내렸다. 거센 빗줄기가 천막을 치는 소리가 시끄럽다. 고요한 초원의 밤을 즐기려던 내 계획은 완전히 실패였다.

 

 "……."


 문득 빗소리 사이로 다른 소리가 들려온 것 같았다. 사람일까 싶어서, 자리에서 일어나려다 다시 앉는다. 반나절도 채 되지 않는 거리에 대륙 굴지의 대도시가 있다. 이런 곳에서 야영할만한 사람은 나밖에 없다.


 "……저기."


 이번엔 제대로 소리가 났다. 천막 입구를 들춰보니, 비에 젖은 여자가 서 있었다.


 "……."

 "……."


 여자는 첫 마디 말을 하고는 입을 다물어버렸다.

 내리는 비를 우두커니 서서 맞는 여자를 잠시 지켜보다가, 나는 여자에게 자리를 내줬다.

 여자는 고개를 꾸벅 숙이고는 천막 안으로 들어와 불을 쬐었다. 

 상하의가 하나로 된 검은색 옷은 이미 다 젖어서 몸의 형태를 다 드러내고 있었다. 본인도 그걸 신경쓰는지, 웅크리고 있길래 나는 이불로 쓰려던 모포를 건네줬다.

 건네는 모포와 내 얼굴을 번갈아서 쳐다보던 여자는, 조그맣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는 옷을 벗어 천막 한쪽에 걸어두고, 모포를 두른다.

 빗소리는 점점 거세졌다.

 개울 소리를 듣겠다는 욕심으로 개울 옆에 천막을 세우려던 걸 그만둔 건 옳은 판단이었다.

 여자는 내가 불을 뒤섞는걸 잠시 쳐다보고 있다가, 내쪽을 향해 말했다.


 "아무 것도, 안 물어봐도 되나요?"


 여자의 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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