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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년 10월 4일

칼리리 2016. 10. 4. 19:48



 세네카는 아무튼 번성한 도시로, 도시연합에서 자유령을 거쳐 제국으로 향하는 물자와 사람, 그리고 각종 소문들로 넘쳐나서 사시사철 왁자지껄함이 그치질 않는다. 동쪽으로는 제국. 남쪽으로는 '탑'과 연결된 다리. 서쪽으로는 스토아 자유령과 통하면서 도시연합과의 항로도 상설되어 있어서 사람이 없을래야 없을 수가 없는 구조이다. 

 순례자와, 상인, 위법자, 여행자, 관광객, 정치인. 

 온갖 종류의 사람을 볼 수 있는 북서부 최대의 도시.

 그게 세네카다.


 "처음으로 순례에 나선 보람이 있을 것 같은 도시네."

 "드디어, 푹신한 이불과 따뜻한 밥을 먹을 수 있어……."


 리스가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순례를 시작하고 나서 줄곧 야영이나 시골 마을의 헛간을 빌린다거나 하는 생활을 해왔다. 

 여유가 많지는 않지만, 오늘만큼은 좋은 숙소에서 쉬고 싶었다.


 "적당한 숙소를 잡고, 조금 쉬고, 저녁을 먹으러 나올까."
 "네."


 나와 리스는 통행관문에서 이어진 대로변을 따라 중앙 광장을 향해 걸었다.

 확실히 번성한 도시였다.

 북서부 지방에선 어지간해선 잘 볼 수 없는 남부의 과일이나 기념품등을 파는 상인이 적지 않게 보인다. 한쪽에선 관광객이 모여서 무언가 설명을 듣고 있고, 다른 한쪽에선 상인끼리 싸움이라도 붙었는지 서로 고함치는 소리가 인파 너머로 들려온다.

 

 "엄청난 도시네요."

 "그러게."


 자유령의 스토아에도 사람이 많았지만, 이 정도는 아니었다.

 어딜가나 사람이 많고, 복잡하고, 사건이 일어나고 있는 무법천지. 

 과연 이런 곳에 신전이 멀쩡히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다.


 "저쪽은 어떨까요? 순례 표식도 되어있는데."

 

 리스가 가리킨 곳은 '탑의 정원'이라는 이름의 여관이었다. 아마도 다리가 있는 도시라면 적어도 다섯 개는 있을 법 한 이름의 여관이다. 

 복잡하기 짝이 없는 중앙 광장에서 조금 떨어진 골목길에 위치한 그 곳의 명패에는 은빛으로 지팡이 두 개가 나란히 서있는 순례의 표식이 있었다. 

  

 "가보자."

 "네."

 

 광장의 바로 옆이라고는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갑자기 한적해진 골목길을 지나 여관의 문을 열었다.

 1층은 접수대를 겸한 음식점. 2층부터 침실이라는 일반적인 구조다.

 접수대의 여주인에게 순례의 증표를 보여주니 흔쾌히 방을 한 칸 내주었다.

 다행스런 일이다. 이걸로 숙박비는 아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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