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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

3. 변함없네

칼리리 2017. 12. 4. 00:47




 - 변함없네



 "근데, 넌 왜 따라오는데?"

 "응? 아, 우연히 같은 방향으로 갈 뿐이야. 우연히. 따라 갈 의도는 전혀 없어, 없어."

 "그럴 리가 있겠냐."


 신리의 말에 따라 힘차게 집 밖을 나선 직후, 내 뒤를 신리는 바짝 붙어서 쫓아왔다.

 따라올 생각 만만이구만, 이거.


 "뭐, 알아서 해. 대신 눈 앞에 있으면 신경쓰이니까, 안보이는 게 해 줘."

 "물론이지. 나도 눈치는 있으니까 말이야. 여동생이랑 좋은 분위기가 되면 알아서 사라져줄테니 걱정 마."

 

 그런 분위기가 될 리가 있겠냐.

 ……라고 입씨름을 해봐야 피곤해지기만 할 뿐이다. 나는 잠자코 걸었다.

리스도 그렇고, 지금 찾아가는 곳도 그렇지만, 다 내 집에서 걸어서 20분이 채 안되는 거리에 있다. 

 동네 자체가 작기도 하지만, 윤이 떠난 뒤에도 다들 이 동네를 벗어나지 않은 게 크다.

 2미터 정도 거리를 띄우고 공중에서 붕붕 날아다니는 신리를 신경쓰면서, 목적지에 도착했다.

 

 "……."

 "왜 그래? 긴장했어? 초인종 눌러줄까?"

 "너, 진짜 어디로 좀 가면 안되냐?"

 "너무하네. 긴장 좀 풀어주려고 그런건데. 칫, 사라져주면 되잖아!"

 

 베에엣- 하고 혀를 얄밉게 내밀고는, 신리는 어디론가 사라졌다. 

 그 모습을 보고, 초인종이 달린 현관문을 보니 자연스럽게 심호흡이 나왔다. 

 좋아.

 눌러보자.


 "……어라, 오빠?"

 "어?"


 초인종을 누르려는 찰나, 뒤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차분한 목소리는 얼굴을 확인하지 않아도, 그녀인걸 알 수 있었다.

 5년전에 비해 한참 성숙해진 모습에 리스 때와는 다르게 무언가 시간의 흐름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그야, 5년 전에는 아직 어린 티가 남아있었으니까. 

 지금은 21살인가.

 장을 보고 온 모양인지, 비닐봉투에 먹을 것……이, 아니라 맥주가 가득하다. 

 맥주?


 "오랜만이네요. 저 보러 온거, 맞나요?"

 "아, 응. 오랜만이니까 다들 보러 다니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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