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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변함없네 본문
- 변함없네
"근데, 넌 왜 따라오는데?"
"응? 아, 우연히 같은 방향으로 갈 뿐이야. 우연히. 따라 갈 의도는 전혀 없어, 없어."
"그럴 리가 있겠냐."
신리의 말에 따라 힘차게 집 밖을 나선 직후, 내 뒤를 신리는 바짝 붙어서 쫓아왔다.
따라올 생각 만만이구만, 이거.
"뭐, 알아서 해. 대신 눈 앞에 있으면 신경쓰이니까, 안보이는 게 해 줘."
"물론이지. 나도 눈치는 있으니까 말이야. 여동생이랑 좋은 분위기가 되면 알아서 사라져줄테니 걱정 마."
그런 분위기가 될 리가 있겠냐.
……라고 입씨름을 해봐야 피곤해지기만 할 뿐이다. 나는 잠자코 걸었다.
리스도 그렇고, 지금 찾아가는 곳도 그렇지만, 다 내 집에서 걸어서 20분이 채 안되는 거리에 있다.
동네 자체가 작기도 하지만, 윤이 떠난 뒤에도 다들 이 동네를 벗어나지 않은 게 크다.
2미터 정도 거리를 띄우고 공중에서 붕붕 날아다니는 신리를 신경쓰면서, 목적지에 도착했다.
"……."
"왜 그래? 긴장했어? 초인종 눌러줄까?"
"너, 진짜 어디로 좀 가면 안되냐?"
"너무하네. 긴장 좀 풀어주려고 그런건데. 칫, 사라져주면 되잖아!"
베에엣- 하고 혀를 얄밉게 내밀고는, 신리는 어디론가 사라졌다.
그 모습을 보고, 초인종이 달린 현관문을 보니 자연스럽게 심호흡이 나왔다.
좋아.
눌러보자.
"……어라, 오빠?"
"어?"
초인종을 누르려는 찰나, 뒤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차분한 목소리는 얼굴을 확인하지 않아도, 그녀인걸 알 수 있었다.
5년전에 비해 한참 성숙해진 모습에 리스 때와는 다르게 무언가 시간의 흐름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그야, 5년 전에는 아직 어린 티가 남아있었으니까.
지금은 21살인가.
장을 보고 온 모양인지, 비닐봉투에 먹을 것……이, 아니라 맥주가 가득하다.
맥주?
"오랜만이네요. 저 보러 온거, 맞나요?"
"아, 응. 오랜만이니까 다들 보러 다니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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