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문

` 2016년 11월 21일

칼리리 2016. 11. 21.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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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색과 붉은색의 빛나는 구체가 흑색의 거체에 부딪혀 폭발을 일으킨다. 

 결계의 탓인지, 소리는 나지 않았지만 산 중턱에 새겨진 자그마한 크레이터는 눈 앞에서 펼쳐지는 광경이 현실이라는 것을 알려준다. 


 "언제봐도 SF가 따로없네. 아니, 여기선 판타지라고 해야하나?"

 "……라이트노벨이겠지."


 비현실적인 광경을 보고 무심코 중얼거린 말에 불쾌한 어조의 말이 돌아온다.

 옆을 쳐다보니, 신리가 재미없다는 표정으로 입을 뾰족하게 하고 있었다.


 "뭐가 불만이야?"

 "네가 저 자리에 없다는 사실이 불만이야."

 

 신리의 시선은 광구가 날아다니는 전장의 한복판, 빛나는 검을 들고 흑색의 괴물을 상대하고 있는 윤에게 향하고 있다.

 윤을 서포트하는 광구와 함께, 이리저리 빠르게 움직이면서 검을 휘둘러 괴물을 벤다.

 ……정말로, 어디의 판타지인가 싶다.


 "내가 저 자리에 있었으면, 일찌감치 괴물한테 죽었겠지."

 "흥. 해보지 않으면 모르잖아."

 

 아니, 해보면 죽는다니까.

 검은색 괴물은 척 보기에도 4~5미터는 되어 보이는 크기다. 게다가 양쪽에 달린 칼날같은 팔도 각각 2미터는 넘어보여서, 그 앞에 대치하고 있는 윤이 갓난아기처럼 보인다.

 저런 괴물을 내가 어떻게 상대하라는 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