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문

` 2016년 7월 9일

칼리리 2016. 7. 10. 0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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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스킨은 한 눈에도 경직되어 있는 경비병을 지나 응접실로 들어갔다.

 가재도구가 별로 없어 살풍경한 응접실 중앙에, 그녀는 탁자에 앉아 차를 마시고 있었다.

 외견으로 봐서는 10대 중후반의 소녀. 검은 머리칼에 이 세계에서는 보기 드문 형태의 옷차림. 그리고 떨어져 있음에도 느낄 수 있는 설명할 수 없는 위압감.

 '마녀'가 확실했다.

 소녀는 이쪽을 쳐다보더니 조용한 어조로,


 "당신이 책임자?"

 "그래. 재상인 이스킨이다. 교국에 온 걸 환영한다."

 이스킨은 그렇게 대답하며 탁자까지 다가가 소녀의 앞에 앉았다.


 "……차라도 마시면?"

 "미안하지만, 차를 즐기는 편이 아니라서. 대접에 불편함은 없었나?"

 "응. 아주 좋아."

 "그렇군. 몸 상태는 어떻지? 열이 굉장히 많이 났다고 들었었는데."

 "그것도 지금은 괜찮아졌어."  


 그건 다행이라고 이스킨은 생각했다. 

 정면에 있는 소녀를 찬찬히 살펴본다. 균형 잡힌 몸매에 단정한 얼굴, 그리고 허리까지 내려오는 긴 머리카락. 전체적으로 봐서는 이미 완성된 미인의 형태였지만, 얼굴에는 아직 앳된 기운이 남아있었다.

 이스킨도 마녀를 본 것은 처음이었다.

 마녀에 대한 소문대로, 수식이 필요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생김새였다.

 그 강대한 힘과는 별개로, '색'만으로도 나라를 움직인다는 제국의 마녀의 소문은 어쩌면 전부 진실일지도 모른다.

 

 "……."

 

 소녀는 차분한 태도로 앉아있다.

 그녀에게 있어선 낯선 곳임에 분명한데도, 의연함을 잃지 않고 있다.

 이스킨은 갑자기 마녀들 전부가 이런 건지 궁금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