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문
` 2017년 5월 25일
칼리리
2017. 5. 26. 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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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계는 만들어졌다.
조금만 높은 곳에 올라가면 일렁이는 백색의 공간이 보인다. 건물은 투명해지고, 도시의 경계는 희미해지는 세계의 끝. 세계는 천천히 걸어도 2시간이면 일주를 할 수 있을만큼 좁고, 밖으로 나가려고 해도 투명한 막 같은 것이 있어, 진행을 방해한다.
하늘을 날 수 없어서 하늘 위의 공간은 어떤 식으로 막혀있을지 모르겠지만, 아마도 돔형이 아닐까, 하고 멋대로 상상한다.
중앙에는 학교가 있고, 남쪽에는 쇠락해가는 상점가, 동쪽엔 한적한 주택가, 서쪽엔 야트막한 산과 공원이 있고, 북쪽엔 누구도 이용하는 걸 본 적이 없는 역이 있다.
도시를 구성하는 인원의 대다수는 학생이고, 교사나 부모님, 상점가의 직원 등 극히 일부의 어른만 있을 뿐이다.